[양태정 변호사의 범죄파일 | (16) 변호인 선택 요령] 궁합 맞는 좋은 변호사 찾는 법



공대 박사과정 대학원생 A(남·32세)는 같은 연구실에 새로 들어온 후배인 B(여·28세)에게 호감을 느끼게 됐다. A는 B에게 놀이공원에 단둘이 놀러갈 것을 제안했고 B는 이를 받아들였다. B가 자기에게 이성적 호감이 있다고 느낀 A는 B와의 성관계를 시도했다. 하지만 B는 성관계를 거부했고 다음날 A를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한편 학교 측에 A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범죄자의 오명까지 쓸 위기에 처한 A는 수사기관의 조사에 앞서 변호인을 찾게 됐다. 하지만 A는 어떤 변호인을 골라야할지 혼란에 빠졌다. 결국 A는 4가지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

△지인이 추천하는 변호사 △뉴스에서 성범죄 관련 자문을 하는 등 적극적 홍보를 하는 변호사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유명 성범죄 사건 담당 변호사 △부장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

A는 위 네 가지 유형 중 어떤 변호사를 만나보는 것이 좋을까? 위 네 가지 경우는 형사사건의 변호인을 찾는 흔한 방법들일 것이다. 그런데 사건들의 속내는 서로 다르듯이 좋은 변호인도 의뢰인마다 다를 수 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의뢰인과 소통이 잘 되고 성격적인 궁합이 가잘 잘 맞는 변호사가 최고의 변호인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변호사와 트러블이 생긴다면 당사자에게 또 다른 커다란 고통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일반적인 형사 사건에서 '전관' 변호사가 갖는 임팩트는 사실상 거의 없다. 현실적으로 평범한 일반인들이 살아가면서 전관 선임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사건을 만날 일은 아주 적다. 또한 유명 성범죄 사건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변호사라 하더라도 그 좋은 결과에 이를 수 있었던 원인은 매우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사건에서도 반드시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으리란 보장은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변호사를 찾기 위해서 A는 상담비용을 다소 지불하더라도 전관 변호사든, 유명 변호사든 가능한 여러 변호사를 만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런 과정에서 A도 사건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가장 소통이 잘 되는 변호인을 찾을 수 있다.

형사사건은 짧게는 경찰 조사부터 길게는 항소심, 상고심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매우 길고 고단한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변호사는 당사자에겐 가장 가깝고 의지할만한 대상이 돼야 한다. 따라서 형사사건에 휘말릴 경우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 변호인을 선택하기보다는 가급적 많은 변호사와 상담하면서 신중하게 변호인을 선택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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